시청사, 시의회, 경찰청이 독립성과 연계성 갖도록 설계 

도시철도와 연결, IBS 적용한 ‘열린 복합행정 도시’ 구현


원래 중구 중앙동 지금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위치에 있던 시청을 이전하는 것은 부산의 성장에 따른 도심의 이동의 결과였으며 동시에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는 부산의 새로운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 따라서 신청사의 설계에선 과거 이러한 부산의 역사와 미래비전을 담는 상징적 건물이어야 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치열한 전국 현상설계 공모를 통하여 시작되었다. 현상설계과정에서 전 사원이 여러 차례 한밤중에 대상지를 방문하여 땅의 이야기를 듣고, 미래의 비전을 꿈꾸며 함께 의견을 나누는 등 마음과 염원을 모아 이 프로젝트에 임하였고 그 결과 당선의 영예가 주어진 것 같다.


계획의 주안점은 첫째, 이 청사를 하나의 건축물이 아닌 행정단지 성격의 도시로 파악했다. 75,880㎡나 되는 큰 대지를 하나의 블록으로 둘러싸는, 그 안에 차와 보행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가로와 주차장과 공원, 광장이 어우러지고, 주 건물인 시청사, 시의회, 경찰청이 청사 건축물 계획상 아마 처음으로 각각 독립되면서도 상호 연계되는 행정복합도시를 조성하고자 하였다. 둘째는 담이 없고, 지하의 도시철도를 포함한 어느 곳에서나 접근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셋째는 당장 이용을 위하여 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더 큰 부산을 위하여 업무공간이나 주차장의 증축 및 시설 확충을 위한 확장 유보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이러한 증축을 고려한 열린 도시 공간 만들기로 말미암아 과거 위계적인 공간에 익숙해 있던 이들은 시청의 정면 또는 전면이 어딘지를 묻곤 했었다. 평면계획에서는 향이나 조망을 고려하여 코어를 배치하고 업무공간이 ‘ㄷ’자 형태로 배치하는 개방형 평면을 기본으로 구성하였는데 이는 시대에 따라 수많은 직무와 인원의 증감이 예상되는 융통성 있는 조직의 변화를 고려하였고, 처음으로 도입된 IBS (Intelligent Building System)을 모범적으로 적용한 시범사례였다. 입면은 부산을 대표하는 건물로써 대중적 취향과 유행에 편승하거나 ‘바다’나 ‘갈매기’ 같은 가벼운 이미지가 주는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질서, 균형, 비례를 고려하여 반복 속에서 전통건축의 문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품을 전해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한, 이러한 디자인과 유지관리를 고려하여 석재를 사용하여 마감하도록 계획하였다.

  

부산광역시 시청 설계를 마친 것이 1991년이니 지금으로부터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치 신축건물 같은 느낌을 주며 서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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